플라스틱 만다라

2019 플라스틱 만다라

<플라스틱 만다라>
국제생태미술전 Ocean_New Messengers
제주현대미술관
7월2일 ~ 9월 24일
플라스틱 만다라

정은혜 <플라스틱 만다라> 전체, 사진: 조재무
정은혜 <플라스틱 만다라> 세부, 사진: 조재무
정은혜 <플라스틱 만다라> 세부, 사진: 조재무
올리브나무어린이집 아이들과 원장님, 사진: 신상미

플라스틱 만다라는 티벳 승려들의 만다라에 영감을 얻어서, 바다모래를 헤집어 찾은 플라스틱 조각들로 만든 설치물이다. 티벳 승려들은 여러 날 동안 색 모래를 가지고 정성스럽게 복잡한 문양의 만다라를 만들고, 완성이 된 후에는 아무런 미련이나 망설임이 없이 모래를 다 쓸어버린다. 만드는 과정도, 만든 결과물도 아름답지만, 나는 무엇보다 쓸어버리는 그 순간의 제스처가 무척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쓸어버리는 이유는 쓸어‘버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쓸어‘모으기’ 위함이다. 승려들은 이 모래를 아름다운 통에 담아서 가까운 시냇물이나 강으로 가서 물에 흘려보낸다. 만다라를 그리며 한알 한알 축복을 담았던 이 모래알들이 강물을 따라 바다로 흘러가면, 거기 실린 축복이 모든 이들에게 닿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만다라는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그 반대로 움직인다. 모래알의 축복을 세상으로 보내는 대신, 죽음의 플라스틱을 바다로부터 거두어들인다.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배속이 플라스틱을 가득 차 죽은 바다새들과 물고기들을 애도하는 형태의 만다라로 만들었다.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를 찾느라, 모래사장에 엎드려서 기어 다니게 된다. 반짝이는 색을 찾고, 모래를 파서 채로 치고, 손가락 끝으로 만져보게 되는데, 이것은 매우 감각적이고 촉감적인 경험이었다. 모래에 이렇게나 많은 플라스틱이 섞여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슬프기도 했지만, 동시에 모래놀이를 하는 듯 즐겁기도 했고, 몰두해 하다보면 어느새 깊은 명상에 이르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예쁜 색깔의 반짝이는 플라스틱 조각을 찾으면 기쁘기도 했다. 플라스틱 만다라는 아름답기도, 추하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만든 바다의 고통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것에 관한 연민어린 마음의 길을 내기도 한다.

함께한 사람들:

이혜영, 이광준, 김필경, 김은영, 현문숙, 이혜령, 신상미, 김혜민, 이경하, 금강산. 올리브나무 어린이집 원아들, 에꼴드에땅 미술학원 어린이들.

작가소개:

정은혜는 아트센터 나비에서 뉴미디어 아트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테크놀러지가 매개하는 소통이 아니라 인간의 원초적이고 감각적이며 치유적인 소통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민자로서 청소년기과 청년기를 보낸 캐나다에서 경험했던 자연속에서의 충만한 연결의 경험을 이어가고자 했다. 시카고 미대에서 미술치료와 커뮤니티 아트를 공부하고, 미국의 정신병원 등에서 일하면서 미국공인 미술치료사가 되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는 금천예술공장, 가시리창작지원센터에서 커뮤니티 아티스트로 활동하가다, 2010년에 제주도 중산간 마을에 정착을 하면서, 프로젝트가 아니라 삶으로서 예술을 만나는 사람이 되고자 하였고, 경이로운 자연의 흐름을 따라가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생태, 예술, 치료, 교육이라는 키워드의 여러 조합으로 활동하는 생태예술가이자, 예술치료사로 살아가고 있다. 또한 환경운동가이자 마을활동가인 이혜영 공동대표와 더불어 “제주생태프로젝트 오롯”이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다. 오롯은 사람과 자연이 모자람 없이 온전히 더불어 살아가는 오롯한 세상을 위해 노래하고 만들고 그리고 글쓰고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단체이다. 저서로는 <변화를 위한 그림일기>(샨티, 2017) 와 <치유적이고 창조적인 순간> (샨티, 2019)가 있다.

Plastic Mandala

Plastic Mandala was made using small pieces of plastic found along the beaches of Jeju, primarily at Hamdeok. I was inspired by the sand mandalas made by Tibetan monks. The monks take days or even weeks to create intricate and beautiful designs using individually colored grains of sand, reciting mantras of blessing while doing so. And then, after all the painstaking work is finally completed, they sweep the sand into a pile and pour it into a nearby stream so that the blessings will reach the ocean, then eventually to all sentient beings. Plastic Mandala works towards similar goals but in the opposite direction. Instead of sending blessing towards the ocean, we collected deadly plastic from the ocean. Then, we created a mandala to mourn for the sea birds and fish that died with their stomachs full of plastic.

To find these plastic grains, We crawled on our knees searching for small shiny dots, digging into the sand, and feeling the cold and hard texture between our fingers. This was deeply personal, sensorial, and tactile experience. As we do this, we were appalled by the amount of plastic mixed in the ocean sand and, at the same time, felt joy of playing with the sand. Also this repetitive process became a form of meditation. Ironically, we could not stop ourselves from wanting to find shiny and colorful plastic to make our mandala more beautiful. This irony makes Plastic Mandala both beautiful and ugly, and it works as a reminder of the suffering that we caused and a compassionate act towards it.

This work was made with:

Lee Hae-young, Lee Gwang-jun, Kim Pil-kyung, Kim Eun-young, Lee Hae-ryung,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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