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 자연놀이 2013

자연에서 먹고, 걷고, 숨쉬고, 듣고, 보는 어린이 생태치유 프로그램

2013년 곶자왈 자연놀이는 선흘리와 동백동산에서 이루어지는 생태치유 프로그램이다. 선흘1리의 대부 분 주민들은 귤농사를 하는 농사꾼이지만 여러 예술가들이 이웃을 하고 있는 마을이다. 허계생씨는 귤 농사꾼이자 제주도 전통민요 전수자이다. 문화공간 세바는 제주도를 “재즈도”로 만든다는 평을 받는 주 요한 재즈공간이며 문화공간이다. 세바의 대표인 김세운씨는 재즈 피아노 연주자, 작곡자, 공연기획자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효소와 약이 되는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최순남씨는 몇천평의 땅에서 자라는 약초를 가지고 만드는 효소와 약선음식으로 음식을 통한 힐링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명상 공동체인 수 선재(선문화연구원)가 마을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렇게 농사와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져 있는 마을 뒤편에는 곶자왈 숲 ‘동백동산’이 펼쳐져 있다. 동백 동산은 람사르 습지로 등록될 만큼 생태적 가치가 큰 곳이다. 곶자왈은 화산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이 쪼개지면서 만들어진 암석지대 위에 형성된 숲으로 아열대, 난대, 온대, 한대의 식물이 모두 어울려 자라 는 세계에서도 유일한 생태적 공간으로, 곶자왈에는 우리나라 양치식물의 80%가 자라고, 거대한 지하 수 저장고 역할을 하며, 겨울에도 푸른 상록수로 제주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곶자왈숲 동백동 산에는 환경부 멸종위기종인 비바리뱀과 제주고사리삼, 세계자연보전연맹의 멸종위기종인 물부추를 비롯한 15종의 보호 동식물이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생태적 가치가 확인되어 2011년 3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환경부 생태관광지 시범사업 대상지로, 올해 5월 9일에는 세계 최초 로 ‘람사르 시범마을’로 지정되기도 했다. 바로 이곳에서 다음과 같은 대상을 만나 <2013년 곶자왈 자 연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새와 나무, 곤충과 꽃, 작은 연못과 동물들, 바람과 하늘. 숲은 조화로움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생명의 기운이 넘쳐흐르고 서로 연결되지 않은 생명이 없습니다. 숲의 생명력과 조화로움은 말없이 우리를 위로합니다.
어린이 인터넷 중독 치유를 위한 에코힐링
요즘 늘어나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TV/컴퓨터/스마트폰 중독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과도한 좌뇌의 활성화와 비교적 활성화 되지 않은 우뇌 사이의 불균형이 원인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또한 TV/컴퓨터/스마트폰의 과도한 시각적인 자극이 두뇌를 “팝콘 브레인”으로 바꾸는 것이 또 다른 원인으로 주목되고 있습니다. 두 가지 가설은 공통적으로 지각과 감각 사이의 불균형한 발달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생태심리학에서는 자연으로의 회복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자연은 우리의 감각을 통합적으로 모두 사용하게 하며, 자연 속에서 자기 본래의 건강한 모습을 찾게 도와줍니다. 자연에서의 힐링은 요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에 대항하는 대안입니다.
 
또한 이러한 중독을 가족-사회 문맥에서 볼 수 있는데, 저소득일수록, 농촌지역일수록 중독이 더 심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주도의 산간지역이나 농촌지역의 어린이들은 부모님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부모는 도시나 바다로 일을 나가고 조부모가 키우는 경우가 많으며, 이혼, 재혼으로 인해 방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가족을 들여다보면 부모 자녀 사이에 긍정적인 자극이 없거나 친밀함을 느낄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부모/양육자 중 한 명이 동행하도록 기획되었습니다. 부모-자녀간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방식만이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며, 관계는 함께하는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곶자왈 자연놀이2013의 목표
1. 지역을 기반으로 한 생태치유 프로그램을 지역민들과 함께 개발
2. 자연에서 먹고, 걷고, 숨쉬고, 듣고, 보는 오감을 이용한 생태치유 프로그램 개발로 어린이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을 치료하는 방법을 모색
3. 부모-자녀의 긍정적인 소통 방식을 통한 관계변화
4. 자료집과 웹자료 발표로 제주도에서의 생태문화예술교육과 생태치유의 구체화된 사례 발표
자연놀이 원칙
1. 집중보다는 열리는 경험에 주목하라
숲에서는 자연의 소리와 냄새와 모습과 촉각 등에 의해 몸의 감각이 열리기 때문에 몰입하는 방식의 창작은 어렵다. 즉 집중보다 열림의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에, 문화예술교육은 어떤 장르의 어떤 기법을 완성하려고 하기보다 열려있는 몸의 감각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복합적 감각을 활용하라
자연에서는 우리가 몸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만지고, 움직이고, 활동하고, 말하고, 듣고, 보고, 하는 것이 동시에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한 가지 감각만을 사용하거나 몸을 배재한 활동은 어울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움직이지 않고 오랫동안 한 가지 그림을 완성하는 방식의 실내작업은 자연에서는 맞지 않다.
 
3. 자연의 수용적인 방식을 따라 진행하라.
자연에서 하는 문화예술교육은 이완된 형태의 집중을 돕는 자연의 방식을 따르는 것이 좋다. 직접적이고 지시적인 방식보다, 자발적이고 자유롭게 진행하는 방식이 더 잘 어울린다. 자연은 우리를 수용적인 상태로 이끌며, 억지로 무엇을 만들기보다 자연스럽게 창조가 이루어지는 방식을 필요로 한다.
 
4. ‘만들기’보다 ‘소통’에 집중하라
작품을 만드는 행위는 ‘만들기’라는 창작행위보다, 소통의 방식에 더 집중을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숲을 그린다고 할 때, 숲의 모습을 옮기는 방식보다 숲을 느끼는 수동적이고 열려있는 과정에 더 주목한다.
 
5. 변화무쌍한 자연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용하라
자연은 변화무쌍하므로, 아무리 다양한 상황에 맞게 교육 커리큘럼을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그대로 진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교육자는 자연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6. 자연의 순서를 따라라
말하기보다는 듣기, 만들기보다 보기에, 창조하기보다 발견하는 것이 먼저 일어나야 한다.
 
7. 관계지향적인 작업방식을 찾아라
만드는 작품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결과물이 아니라, 소통의 기록이므로, 관계지향적인 작업방식이 어울린다.
 
8. 가르치지 말고 함께 경험하라
자연에서의 공감의 경험은 치료사나 교육자가 대상자들에게 주는 것이 아니가 자연 전체에 흐르는 공감의 흐름에 들어가서 함께 경험하는 것이다.
 
9. 충분히 머물러라
공감은 저절로 일어난다. 하지만 ‘저절로’ 일어나려면 충분히 머물러야 한다. 숲에서 하는 교육이라면 숲에서 충분이 머물러야 한다.
 
10. 불편함을 즐거움으로 전환하라
오래 머물다 보면 사람들이 숲에서 불편해하는 요소들을 만날 수밖에 없다. 봄에는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애벌레의 비를 만날 수 있고, 여름에는 모기에 뜯기고, 가을에는 진드기 공격을 당할 수 있고, 일 년 내내 뱀이 있고, 빨리 어두워진다. 안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지만, 안전이 아니라 단순한 불편함이라며 받아들이는 자세와 태도가 필요하다.
생태문화예술교육자의 역할
자연과 접속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인간 근본적인 만남이지만, 너무나 많은 단절로 감각이 마비되어 있고, 공감이 소진된 상태의 사람은 공감적인 손의 안내가 필요합니다. 안내자는 그 사람의 손을 잡고 자연의 공감적이 흐름에 함께 들어가는 사람이며, 대상자와 떨어져서 가르치거나 치료하는 관계가 아니라 함께 공감의 흐름에 들어가는 사람입니다.
 
공감을 회복하기 위해서 거대한 공감 체계인 자연으로 들어가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교육이나 체험의 공간을 ‘자연’으로 바꾸는 공간의 변화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감이 결여되고 지나치게 인터넷과 모바일로 연결된 한국사회에서 자연 자체는 인터페이스적인 연결을 끊고, 열린 방식으로 집중을 도우며, 지금-여기의 시점에서 자신과 서로를 발견하게 돕는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공감에 자양분을 주는 환경이며, 이러한 환경에서 하는 문화예술교육은 교육자와 치료사가 마주치는 큰 벽인 우울과 저항과 상상력 결여를 넘어가서 예술이 가지고 있는 소통과 치유의 힘을 돕게 됩니다.
 
공감을 위한 생태문화예술교육은 집중보다는 열려있음에 주목하고, 적극적인 “만들기”보다 수동적인 “받아들이기”에 집중할 때 보다 효과적이며, 자연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만들어지는 작품은 경험의 결과물이 아니라 소통과 공감의 기록으로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열려있고, 머물 때 저절로 일어날 수 있으므로, 여백과 비켜섬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생태문화예술교육에서 안내자는 가르치기보다 옆으로 비켜서서, 말하기보다 듣게 하고, 만들기보다 발견하게 하고, 채우기보다 여백을 지키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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